핸섬★수트 ハンサム★ス-ツ, Handsome Suit, 2008

ハンサム★ス-ツ, Handsome Suit, 2008
핸섬★수트

거울 앞에선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에 들었던 적이 몇 번이나 있던가? 아무리 잘생겼다는 사람도 스스로의 모습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실제로 잘생겨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보다 관대하지 않다. 

2008년 개봉한 일본 영화 핸섬수트는 외모에 관한 뻔한 교훈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외모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의 진정한 모습은 외면이 아닌 내면이다."라는 뻔한 이야기다. 그보다 앞서 2001년에 개봉한 애니메이션 슈렉에서 이미 외모에 대한 주제와 반전을 다루고 있기에 영화는 충분히 내용과 소재 파악이 가능한 수준이다. 그러면서도 영화에서 나오는 대사 몇 마디가 지루해지려는 마음에 울림을 준다. 

누구도 진정한 내 모습을 보려고 하지 않아요.

진정한 제 모습을 봐줬으면 했어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알고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우리는 자신의 진짜 모습을 어느 정도 가린 채 살아가고 있다.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기본 예의라는 명목도 있고, 자기 자신을 전부 드러내는 것이 약점이라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타고난 외모처럼 가릴 수 없는 부분들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여주인공이 그랬던 것처럼 노력하며 살아간다. 누구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또 누구는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감추기 위해서. 

오랫동안 함께한 주변 사람이나 안목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면 내 진정한 모습을 쉽게 알아보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스스로를 포장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가끔은 없어도 있어 보이게 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도 있지만, 진정한 자신을 알아주기를 바란다면 방법은 한 가지다. 솔직해지는 것이다. 가장 빠른 지름길은 정도正道라고 했다. 상대가 의심을 하든 말든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제야 알았어요.
자신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행복이 있다는 걸.

주인공은 자신의 못생긴 모습을 되찾고 나서 깨닫는다. 자신일 때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주인공이 얻은 것은 소소한 행복이다. 모델이 돼서 큰 부와 성공을 '큰 행복'이라 생각하는 그 반대편에는 소소한 행복이 함께하고 있었다. 선택은 본인의 몫이며 책임도 역시 본인의 몫이기에 어떤 선택도 비난받을 필요는 없다. 다만 나라면 아무래도 잘생긴 모습을 선택했을거다. 잘생겨져서 작은 행복도 찾으면 되니까.

하지만 자신일 때만 가능한 일은 분명 있다. 영어 이름을 사용해본 적이 있거나 개명을 한 사람들은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결국 자신이 불려온) 이름과 다른 이름을 사용하면서 오는 낯섦을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내가 아닌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는 것은 다르다. 나는 같지만 사람들은 기억하는 나는 분명 다른 모습일 테니까. 

주인공이 자신의 못생긴 모습을 선택했던 이유는 가장 행복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우리는 웃을 수 있다. 자신을 웃는 모습으로 가린 채 살아가던 모델에게 주인공이 한 말은 여전히 뇌리에 남는다.

누구나 가장 멋있을 때는 웃는 모습이 아닌가 해서요.
저는 당신의 그런 웃는 모습이 좋습니다.

우리는 잘생기고 못생긴 게 아니라 서로 다르게 생겼을 뿐이다. 내면을 그대로 바라보게 될 때 진심은 알게 될 것이다. 역시 진부하지만 클래식은 영원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본다. 역시는 역시 역시라고 했던가.

2017/04/01  The Lazy Gats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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