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플래쉬 Whiplash, 2014

Whiplash, 2014
위플래쉬

미술이나 패션, 음악이나 체육계에서는 천재성이 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노력해도 타고난 것을 이기기 힘들다는 사실은 당장 빈 종이에 아무거나 그려보면 직접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농담이고, 문제는 타고난 천재성을 기반으로 실력을 끌어올리느냐? 아니면 없는 천재성도 죽으라 노력해서 실력으로 극복하는가?인데 방법은 교수법에 따라서 그리고 천재성을 가진 당사자에 따라서 다를 것이다. 

영화 위플래쉬whiplash 에서는 이미 제목으로 학생을 지도할 교수법을 확연히 드러내고 있다. 영화는 주인공 네이먼이 음악학교에서 우연히 선생 플래쳐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플래쳐는 엄격하다 못해 과격한 방식으로 학생을 지도하는 악명 높은 선생이다. 학생을 때리고 고함지르며 물건을 집어던지지도 부지기수. 

영화는 네이먼과 플래쳐의 갈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네이먼과 플래쳐의 갈등을 보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예술에 대한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었다.

네이먼은 친척들과의 식사 자리 대화 장면에서 보이듯 외골수에 친구도 많지 않다. 오직 그가 좋아하는(드럼치는) 일에 몰두하며 최고가 되기 위해서 모든 것을 올인한다. 네이먼의 방식이 조금 극단적이라는 것은 여자친구와 헤어지거나 교통사고가 나면서도 연주회에 가려는 그의 모습에서 보인다. 

네이먼은 손에 피가 터지도록 연습하며 플래쳐에게 지지 않는 독기를 보여준다. 자신에게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주는 플래쳐에게 네이먼이 할 수 있는 것은 실력으로 답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갉아먹어가면서까지 그래야 했던 걸까? 

플래쳐는 마치 악마 같다. 학생의 재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그러는 것인지 실제로 악한 건지 모르겠지만,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네이먼을 괴롭힌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까지 플래쳐에 대해서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이유는 영화 마지막 장면의 클라이막스에서 플래쳐가 네이먼을 향해 무어라 하는 말이 가려져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과연 플래쳐는 네이먼에게 뭐라고 한 것일까? 

영화는 뛰어난 연출력과 재즈음악들이 순간순간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특히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단연 마지막 장면이다. 마지막까지 네이먼의 긴장을 풀지 않게 하는 플래쳐에게 네이먼은 역시 자신의 방식으로 플래쳐에게 답한다. 

다시 돌아와서 영화에서 네이먼이 엄청 노력했고, 결국 끝내주는 연주를 보여주고 끝났으니 대단하다.라고 생각한다면 이 글을 쓰는 이유가 없을 것이다. 영화는 결국 네이먼과 플래쳐를 통해서 '어긋난 열정'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최고가 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고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생긴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갉아먹는 수준에 이르러서까지 열정을 담아야 할까? 모르겠다. 예술가들은 자신의 한 몸 아끼기보다 추구하는 예술성을 위해서 물불 안 가리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필수불가결한 열정이라면 묻고 싶은 것이 있다. 결국 그런 방법으로 최고가 되고 난 이후는 무엇이란 말인가? 

죽기 살기로 해도 모자랄 판에? 그래도 내 삶이 먼저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 

So imagine if Jones just said "well that's OK Charlie. That was alright, good job" and Charlie thinks to himself "Well shit, I did a pretty good job" End of story. No bird. That's to me is an absolute tragedy. But that's just what the world wants now.
.....

There are no two words in English language more harmful than "good job"

만약 존스가 "찰리, 연주 좋은데. 그정도면 됐어, 잘했어"라고 말했다고 생각해봐. 그리고 찰리는 스스로 생각하길 "음, 내가 꽤 잘했군"이라고 하면, 이야기는 끝나, 버드는 없는거지. 나한테 이건 완전히 비극이야. 하지만 그게 요즘 세상이 바라는 거니 원
...

영어에서 "잘했어" 라는 두 단어보다 해로운 말은 없어.   

-영화속 플래쳐의 대사 中

2016/11/21  The Lazy Gats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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