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디 에어 Up In The Air, 2009

Up In The Air, 2009

인 디 에어.

뱅엄은 해결사입니다. 미국 각지를 다니면서 스스로 직원들을 해고시키지 못하는 회사를 대신해서 직원들을 해고시켜주고, 인생에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동기부여를 시켜줍니다. 또 가족의 문제를 해결해주기도 하는 그는 어디에서나 성공적인 사람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영화를 가만히 보다 보면 화려해 보이는 뱅엄의 모습 뒤로 이면의 그림자가 하나씩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떠돌이 삶인 뱅엄의 직업으로 인해서 가족들과는 자연스레 멀어지게 되었고, 만나는 여자는 서로 부담없는 연인관계로, 그리고 직장에서는 해고자로서 해고당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마지막으로 신입 나탈리와는 서로 다른 인생관에 대한 이야기로 다양한 관계들이 영화 속에 그려지고 있습니다.

Up in the air는 불확실하다는 상태를 뜻하지만, 단어 그대로 공중에 떠있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한데요. 뱅엄은 화려한 싱글의 삶을 즐기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알렉스와의 관계를 진전 시키려는 모습이 어느 쪽도 아닌 불확실한 상태의 모습을 보입니다. 또 미국 전역을 비행기로 이동하기 때문에 공항을 배경으로 한 장면들이 많은데요. Up in the air 의미 그대로 비행기에(=하늘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뱅엄의 모습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영화에서는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저는 신입 나탈리와 뱅엄의 모습을 보면서 영화 아이로봇(I, Robot, 2004)과 터미네이터(Terminator)가 떠올랐습니다.

영화 속에서 나탈리는 전통적인 면대 면 해고 방식에 온라인 화상 통화방식을 도입하여 해고를 위해 지불되는 비용(비행기값/식대/호텔비 등)을 절감하고자 했고 회사는 흔쾌히 해고 방식의 변화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마치 과학기술의 발달로 사람을 대체하는 로봇들의 영역이 점차 사람을 위협하는 지금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해고 전문가로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누리는 혜택의 문제를 떠나서(비행기 마일리지는 뱅엄에겐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뱅엄에게 해고자를 대하는 태도는, 단순히 해고자에게 직장을 잃게 만드는 것이 아닌,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신입인 나탈리는 결코 따라갈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단순한 노동력을 떠나서 사람의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감성적인 부분까지 따라올 만큼 과학기술이 발달하고 있는 현실이지만(이젠 로봇이 신문기사도 작성한다고 하더군요. KBS 다큐멘터리 창 2015.01.06 "로봇 혁명, 미래를 바꾸다.") 여전히 사람에겐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다른 어떤 것도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관계에서 해결사인 뱅엄에게 정작 본인은 해결사가 되지 못하는 상황은 참 아이러니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해고자들이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절박한 모습과 영화 중간중간 뱅엄의 씁슬하고 외로운 모습은 마치 우리 스스로를 보는 거 같아서 여운이 길게 남았는데요. 해고를 당해도, 외롭고 쓸쓸해도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은 영화의 마지막에 실직자들의 인터뷰와 공항에서 뱅엄의 독백이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집니다.

오늘 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재롱부리는 강아지와 소리치는 자녀들이 맞아주는 집에 갈 것이다. 배우자가 그들의 일과에 대해 묻고 그들은 잠들 것이다. 낮에 숨어 있던 별들이 나와 그들의 머리 위에서 빛날 것이다. 그 별들을 가르고 좀 더 밝은 빛을 내며 나는 하늘을 날고 있을 것이다. 

-영화 속 뱅엄의 독백.

2015/01/26  The Lazy Gats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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