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 드라이버 Baby Driver, 2017

 

Baby Driver, 2017
베이비 드라이버

 

 

야구 재킷이 잘 어울리는 훤칠한 키의 주인공은 언제나 선글라스와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다. 어릴 적 사고로 생긴 이명증을 음악 소리로 대신하고 있기 때문인데 그보다 흥미로운 점은 그의 운전 실력이다. 믿을 수 없는 운전으로 경찰을 따돌리고 범죄를 완성시키는 그는 '베이비(=아기)'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탈출 전문 드라이버다.

 

 

주인공이 어떻게 그런 운전 실력을 가지게 되었는지, 또 왜 범죄에 가담해 탈출 드라이버로 활동하게 되었는지는 등의 사소하지만 궁금한 사실들은 영화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 개인적인 스토리나 사연들은 영화에 몰입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이 영화에서는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다. 영화의 전개가 충분히 빠른 편이라 그런 의문을 가지고 고민할 시간도 없거니와 메인 스토리와 각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사연들이 영화의 전개에 문제가 없을 만큼만 언급하고 있어서 관람객의 궁금증을 해결하기에 충분하다. 

 

 

6분이라는 긴 오프닝은 상당히 인상적이다. 화려한 액션과 음악이 제대로 녹아들어 보고 있으면 마치 뮤직비디오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정도로 영화는 음악을 충분하게 잘 활용하고 있다. 단순한 카액션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카메라 움직임도 역동적이라서 보는 내내 눈과 귀가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음악과 연출 다음으로 눈에 띄는 것은 캐스팅이다.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설정들은 평범했지만 비중 있는 배우들을 캐스팅해서 그들이 뿜어내는 독특한 매력과 카리스마는 상당하다. 다만 주인공은 어떤 배우가 연기했다고 해도 문제없을 것 같은데, 그만큼 주인공을 연기한 배우가 보여주는 독특함이 없다. 주인공의 캐릭터 설정 자체가 과묵하기도 했지만 의미심장한 대사를 한다던가, 감정적인 연기가 필요 없는 액션 영화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오락영화지만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좋다. 이제는 뻔해진 '액션, 범죄' 장르의 영화이지만 연출로 충분히 장점을 살려 냈고 훌륭한 배우들이 매력을 더했다. 나쁜 놈은 벌을 받고, 착한 놈은 살아남는다. 사랑은 이루어지고 좋은 음악과 화려한 장면들이 곳곳에 가득하다. 주인공은 분명 살아남는다. 언제나처럼 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영화를 보고 나면 그 뻔한 상상까지 충분히 바꿔 놓게 될 것이다. 

 

여운없이 깔금하게 즐거운 오락 영화다. 

 

 

 

2019/06/09 The Lazy Gatsby.
copyright 2019. The Lazy Gatsby all rights reserved.

 

 

 

other Still c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