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헌트 Jagten, The Hunt, 2012

Jagten, The Hunt, 2012
더 헌트

최근 누군가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보지도 않고 판단을 내렸던 적이 있다. 평소 느끼던 느낌과, 선입견만으로 충분히 대화를 나눠보거나 사실을 확인해 보지 않은 채 내린 결정이었다. 판단이 맞을 수도 있지만 사실 이런 결정은 오해다.  

영화 더헌트(2012)에서는 한 아이의 말로 인해 벌어진 사건에 대해 다루고 있다. 단순한 오해를 넘어서 하나의 집단 안에서 벌어지는 마녀사냥을 통해 사람들이 오해를 대처하는 방식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유치원 교사로 일하는 루카스는 친구의 딸이자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클라라의 거짓말에 의해 아동 성범죄자로 몰리게 된다. 오해로 시작된 사건이었기 때문에 무죄로 결론이 나지만, 문제는 결론이 난 이후부터 시작된다.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루카스의 결백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는다. 루카스를 성범죄자 취급하고 따돌린다. 

오랜 친구들마저 루카스에게 등을 돌리거나, 사건을 키웠던 유치원 원장처럼 비상식적인 상황들은 영화적 장치로 실제보단 덜하겠지만 이미 현실에서 이런 비슷한 사건이 발생한 경우가 많다. 특히 아동 성범죄의 경우 사안이 엄중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편견과 오해가 더 크고 쉽게 작용한다.

사람들은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던 것일까? 아니면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일까? 지금까지 루카스를 대해왔던 편견과 오해에 대해서 사람들은 진정한 사과는 했을까? 영화에서는 사람들이 루카스에게 사과하는 장면 대신 1년 후라는 생략으로 시간의 지남을 보여줄 뿐이다. 

 1년 뒤 다시 사람들과 모여 아들의 성인식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지인들을 돌아보는 루카스의 시선 속에서 루카스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루카스가 지금까지 친근하게 느끼고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인지, 아니면 루카스를 괴롭혔던 사람들인지, 집단이라는 이름 아래 여전히 루카스를 인정하지 못하는 무엇인지.  

영화에서 루카스는 종종 사슴 사냥을 나가는 것 같은데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도 루카스는 사슴 사냥을 나갔다가 누군가의 습격을 받는다. 누군지는 보이지 않지만 함께 사냥을 나간 마을 사람들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1년이 지난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루카스를 아동 성범죄자로 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얼마나 많은 오해와 편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무의식과 관습적으로 사실보다는 느낌으로 살아가는 순간들이 때때로 오해와 선입견을 가지게 한다. 조금 더 현실을 마주하고 침착하게 생각해 본다면, 조금은 사람들 간의 마녀사냥이나 오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2022/08/22 The Lazy Gatsby. copyright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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