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나가 콘체르토 信長協奏曲, 2014

信長協奏曲, 2014
노부나가 콘체르토

영화는 앞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있었던 동명의 작품의 결말에 해당한다. 그래서 드라마와 영화를 모두 보지 않는다면 드라마는 결론이 나지 않고 영화는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시작하게 된다. 본편이라고 할 수 있는 드라마와 조금은 벗어난 스토리의 번외 편으로 영화가 제작되는 보통의 구조와는 다르다.  

 

드라마도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일본의 전국시대의 인물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를 주인공으로 한다. 중국에 삼국지가 있다면 일본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徳川家康)다. 소설가 야마오카 소하치(山岡荘八)가 1950년부터 1967년까지 신문에 연재한 소설을 책으로 엮은 것으로 한국에는 대망大望이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영화에서는 타임슬립을 소재로 사용하는데 전국시대로 떨어져 자신과 모습이 똑같이 생긴 오다 노부나가의 삶을 대신 살아가는 고등학생 사부로에 대한 이야기다. 조금이라도 일본 전국시대에 대한 지식이 있다면 드라마의 설정이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퓨전사극은 기본적인 역사 지식이 없이는 실제 역사와 드라마의 세계관을 혼동하기 쉽지만 배경지식이 있는 경우에는 "만약"이라는 상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게 된다. 드라마는 역사적 공백을 만약이라는 상상력으로 충분히 메꿔주고 있다.

 

소설에서 묘사하는 시대를 뛰어넘는 행동과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던 노부나가, 본용사(本能寺;혼노지)에서 배신하는 아케치 미츠히데(明智光秀)의 정체 그리고 도요토미 히데요시(豐臣秀吉)와의 관계 설정이 모두 충분히 실제 역사로 귀결되는 전개로 묘한 재미를 준다. 

 

그럴듯한 설정이 빛났던 영화에서 아쉬운 점은 다시 설정이었다. 역사는 결국 바뀌지 않는다는 전제는 뛰어났던 설정을 끝내 마무리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역사물에서 타입슬립을 소재로 이용하는 경우 실제와 다른 스토리 전개를 선보이지만 영화에서는 정해져 있는 결론까지 도달하는 과정의 새로움만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영화의 엔딩은 웬지 억지스럽고 조급하게 결론이 맺어진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배우들의 연기력과 코믹한 설정들이 요소요소 재미를 주고 감동적인 장면에서 조금 유치해질 수 있지만 드라마를 섭려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기대되는 작품이다. 다만 기대만큼 만족스러운 결론은 장담할 수 없다. 지나친 기대는 실망을 가져오는 법. 영화에서 이미 말하고 있지 않은가? 역사는 바뀌지 않는다.

2017/10/15 The Lazy Gats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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